세심한 준비 없이 시작한 선택이 뜻밖의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태안에 귀농해서 양봉을 시작하며 경험한 일이다. 어중간한 밭농사에 곁들여 양봉을 시작한 지 햇수로 팔 년이 넘어간다. 양봉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벌통만 갖다 놓으면 저절로 꿀을 얻을 것이란 단순한 생각으로 벌인 일이다. 이 분야에 아직 공부가 부족한 상태에서 분봉 나는 것을 보고도 마냥 신기해하며 좋아하기만 했다. 꿀벌들이 다른 곳으로 도망가는 일임에도 말이다. 말벌의 공격으로 그동안 열심히 늘려 놓았던 양봉 열 통을 모두 잃고 나서야 비로소 얼마나 많은 생
지난 4월 27일 아침, 소설가 지요하 선배의 부음을 전해 들었습니다. 오랜 투병 중에도 태안신문과 오마이뉴스 등, 여러 매체에 지속해서 문학에 대한 소회(所懷)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거침없이 발언하던 글을 이제 읽을 수 없겠다는 아쉬움과 함께 큰 상실감이 엄습했습니다. 우선 선배님이 활동하던 문학단체 단톡방에 소천(召天)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동료, 후배 문인들이 답글이 연달아 올라왔는데 ‘명복을 빕니다’라는 상투적인 애도가 아니라 진정으로 선배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글귀들이었습니다. 특히 ‘하늘에서도 문학의 열정을
지난달 28일 태안중학교 테니스장에서 태안 교직원 공동관사가 마침내 첫 삽을 떴다.태안교육의 큰 현안으로 우수 교사들의 기피 현상은 도시권에서 멀다는 측면도 있지만 안전하고 안정적이고 쾌적한 교직원 관사가 없다는 것이 주요 요인 중에 하나였다.현재 태안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태안군 교직원 공동관사는 건축된 지 20년 이상 된 노후관사로 공간이 매우 협소하고 노후화된 시설이다.여기에 미혼자나 나홀로 전근 온 교직원들이 한집에 2∼3명이 사용하면서 느끼는 프라이버시 문제 등으로 교직원들이 입주를 기피하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사실 책을 읽지 않아도 사는 데 하등 지장이 없다. 인류 역사 이전부터 책을 읽은 사람보다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이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래도 애 낳고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 그래서 굳이 어렵게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책을 읽는다고 인생이 바뀌나, 돈을 잘 버나, 주위를 봐도 글줄이나 읽었다는 사람 중에 시원치 않은 사람이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책을 읽는다.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책이 의외로 써먹을 데가 많다. 물론 베개로 쓰기엔 너무 딱딱하고, 냄비 받침으로 쓰다가는 라면 국물이 떨어졌을 경우 견적이 안
자식들이 부모님 가슴에 분홍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하루만이라도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5월8일 어버이날을 또 다시 맞이하게 되었다. 어버이날을 정한 동기와 시기는 6.25전쟁으로 남편과 자식을 잃고 실의에 빠져있는 어머니들을 위로해 드리기 위하여 1955년 5월8일을 어머니날로 지정 운영해 왔는데 아버지들이 왜 아버지의 날은 없느냐고 이의를 제기 1973년부터 어머니날을 어버이날로 바꿔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부모는 누구나 자식이 처음 태어났을때 과연 이 아이가 내 아이인지 신기하기도 하고 불면 날아갈까 쥐면 깨질까 애지
지난 19일부터 태안군 최군노 부군수가 지방선거일까지 군수 권한 대행에 돌입했다.가세로 군수가 19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예비후보자로 등록함에 따라 곧바로 최군노 부군수의 군수 권한대행 체제로 돌입한 것이다.지방자치법 제124조 제2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그 직을 가지고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에 입후보하면 예비후보자 또는 후보자로 등록한 날부터 선거일까지 부단체장이 그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을 대행한다.이에 최 부군수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리는 6월 1일까지 군수 권한대행으로 태안군수의 사무를 맡게 된다.최군노 태
내가 자주만나는 노인들중에는 자식들을 잘못키웠다고 후회하는 마음들을 품고 사는분들을 보면서 이 글을 쓴다. 이런말이 있다. "자식농사"자녀들을 잘 키워야 가문의 명예도 높이고 가정이 부흥하여 부모들 노후 편안하게 살게 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일반농사는 1년 단위로 정산해서 1년 생활을 하지만 자식농사는 자식을 낳아 성인이 될 때까지로 장기간이며 평생한번이기에 "일반농사"와 달리 한번 실패하면 평생 자식은 물론 부모들까지 고생하게 되는 것이다.그리고 사회에서의 "어린이는 국가의 미래요 희망이며
분단국가를 숙주로 탄생한 보수정권1945년 8월15일 우리의 해방은 남북이 하나된 완전한 통일조국이 아니었다. 세계2차대전의 승전국인 미국과 소련의 점령하에 남과 북을 갈라 정치체제를 달리하는 분단국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분단이 운명처럼 받아들일 필연이 아니었다. 좌우, 남북의 조화로운 합작이 이루어졌더라면 적어도 분단만은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민족적 통일열망을 저버린 반통일세력의 준동은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북진통일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외쳤다. 당시 분단을 바라보는 국내정치 지도자와 세력들간에는 ‘결코 넘어설 수
풀뿌리지방자치 시대의 올바른 정착은 주민 한명 한명의 의견이 모아지는 주민 총의가 얼마나 민주적인 방식과 대중적 지지에 의해 합의되고 이후 신속한 구현을 통해 그 의사 결정의 효과가 얼마나 모든 주민들이 체감하느냐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이러한 측면에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서 지난해 공동체 강화 분야 최우수 공약에 선정된 ‘이장직선제’는 충남시장군수협의회에서도 우수 사례로 기록되는 등 민선 7기 가세로 군정의 대표적인 시책이다.민선7기 출범이후 가세로 군수는 기존
의 저서 ‘공감의 시대’는 그 내용의 구체적인 사례에서 공감을 주는 부분이 많다. 1995년 1월 17일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엄청난 피해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위험에 처한 극한상황에서 인간의 무력함을 실감하게 되고, 인간이 쌓아 올린 바벨탑이 한순간에 재난으로 인간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인간은 모든 인간은 늑대다’라는 표현에 인간은 이기적인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는 파괴와 전쟁으로 치열한 경쟁과 대립을 통해 강자만이 살아남는 게임을 즐
27년 전인 1995년 4월은 필자가 국민연금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의미있는 달이다. 농어촌지역 국민연금 확대를 위해 입사 첫날부터 농어촌 마을 이곳저곳을 분주하게 다녔다. 그러다 사나운 개 때문에 정신없이 도망친 일, 양복을 입고 밤늦게 다니다 간첩으로 오인받았던 일 등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지금도 생생하다.그래도 인심 좋은 이장님과 공무원분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마쳤고 지금은 그때 가입했던 분들 중 많은 분들이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 어쩌다 연금을 받고 있는 어르신을 만나면 “그때 국민연금 가입하길 잘했어!”라는 이야기를 하신다.
2007년 12월 7일 태안반도를 일순간에 검은 기름의 재앙으로 몰아넣었던 태안기름유출사고의 극복 과정을 담은 기록물들이 세계인의 문화 유산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돌아왔다.지난 5일 충남도에 따르면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이 ‘삼국유사’, ‘내방가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 신청 대상에 선정됐다는 것이다.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은 2007년 12월 7일 태안에서 발생한 유류유출 사고와, 그 극복 과정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와 개인들이 생산한 20만 9556건의 기록물을 총칭한
아침 6시, 알람이 울린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날씨가 맑다. 결심했으니 오늘도 나가야 한다. 잠자리를 털어내며 속으로는 비가 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아침 운동 90일 차, 여전히 습관의 관성이 생기지 않는다.마라톤을 뛴다. 처음 10㎞ 지점까지는 힘들다는 느낌이 없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완주할 수 있는 구간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점차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호흡이 가빠지고 피는 몸속으로 돌지 않는다. 머리는 끊임없이 포기의 시점을 생각한다. 한발 한발을 디딜 때마다 수십 수백 번을 포기의 유
지난 3월 10일 태안군수를 역임하신 윤형상 님께서 운명하셨습니다. 윤형상 님은 1931년 소원면 시목리에 태어나 슬하에 6남매를 두셨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시어 소년 시절에 해방과 한국전쟁을 지켜봤고 청년 시절엔 4.19 민주혁명과 5.16 군사 정변, 그리고 격동의 산업화 시대를 몸소 겪으셨습니다. 더구나 평범한 사람으로 일생을 살아오신 게 아니라 태안군 민선 초대, 2대 군수를 역임하시어 태안군 지방자치제의 디딤돌을 놓는 큰일을 하셨습니다. 태안군 현대사의 산증인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61년 서산군 시절, 행정직
한파가 언제 있었냐는 듯 본격적인 나들이와 산행, 캠핑 등을 즐기기 좋은 계절인 봄, 하지만 우리 모두가“주의해야 할 질환”이 있다. 일반적으로 심뇌혈관질환은 기온이 떨어지는 동절기에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교차가 10도 정도 벌어지는 이 같은 봄철에도 외부 활동이 증가하는 등 신체에 부담을 주어 심뇌혈관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밝혀져 더욱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월 심장질환 환자 수가 46만 4,575명, 2021년 1월 43만 520명이었다가
지난 3월 31일 서울에서 사촌 동생들이 성묘차 고향에 왔다길래 주꾸미를 사가고 싶어 하기에 태안읍 서부 상설시장 어느 생물가게 가서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에게 살아있는 주꾸미를 보며 1kg에 가격이 얼마냐고 물었을 뿐인데 1kg에 30,000원이라면서 퉁명스럽게 “살려면 사고 말 테면 마시오”라고 하는 것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분이 물건을 파는 상인의 자세인지, 태안군 관광 입군이라고 하는 태안군민의 자세인지, 내가 늙은이이기에 얕보고 하는 말인지 정말 놀랐다. 그래서 “아니 손님에게 이렇게 말을 함부로 해도 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