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촌유학시범학교로 선정되며 3쌍둥이 농촌유학을 유치한 이원초등학교. 
최근 농촌유학시범학교로 선정되며 3쌍둥이 농촌유학을 유치한 이원초등학교. 

전국적인 저출산 현상으로 출생아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군 단위 기초단체인 태안 역시 심각한 학령인구 감소에 봉착해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태안군의 인구는 6만 746명으로 1년 전인 2022년 6만 1335명보다 589명이 줄었다.

여기에 내년부터 진행되는 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 폐쇄에 따른 이직으로 올해 안에 인구 6만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나마 태안은 수도권과 가깝고 삼면이 바다로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고 있어 귀농·귀어·귀촌을 하려는 이들로부터 각광을 받으며 다른 군 단위 지자체에 비해 인구감소 폭이 완만하다고는 하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고령화다.

물론 귀농귀촌인구를 유치해 인구감소 폭을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아이를 낳고 기를 청년층이 아니라 퇴직 등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장년층으로 학령인구 감소의 대안은 될 수 없기 때문에 청년인구 유입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태안의 저출산·고령화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지난해 태안지역 출생아 현황을 살펴보면 모두 146명(남아62명·여아84명)의 아기가 태어난 반면 사망자는 750명으로 무려 5배 이상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전체인구현황과 출생아 현황을 대조해보면 전체인구는 10년 전인 2013년 6만 2416명에서 2023년 6만 746명으로 2.6%가량 감소한 반면 출생아는 2013년 379명 대비 6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해도 217명에서 146명으로 무려 33%나 감소했다.

지역불균형도 심각하다.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146명 중 태안읍 출생아는 모두 109명으로 75%가량을 차지한 반면 안면읍은 13명, 남면과 원북면이 각각 6명, 근흥면과 소원면이 각각 4명, 고남면 3명, 이원면은 1명에 불과했다.

교육계 위기로 직결된 출생아 감소

출생아 감소는 가장 먼저 교육계의 위기로 다가왔다. 올해 초중고 신입생 현황을 살펴보면 먼저 초등학교는 214명, 중학교는 311명, 고등학교는 361명 등 총 886명으로 지난해 초등학교 입학생 313명, 중학교322명, 고등학교 375명보다 초등학교는 99명, 중학교 11명, 고등학교 14명이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창기중학교는 안면중학교로 통폐합, 동문들의 추억 속으로 사라졌으며 근흥초병설유치원과 소원초병설유치원, 시목초병설유치원, 대기초병설유치원, 이원초병설유치원은 휴원에 들어갔다.

학교별 입학생 현황을 살펴보면 먼저 초등학교는 ▲백화초등학교가 104명으로 가장 많았고 ▲태안초등학교가 23명 ▲화동초등학교 18명 ▲안면초등학교 14명 ▲창기초등학교 9명 ▲소원초등학교 8명 ▲대기초등학교 8명 ▲송암초등학교 7명 ▲시목초등학교 5명 ▲원북초등학교 5명 ▲이원초등학교 3명 ▲고남초등학교 2명 ▲모항초등학교 2명이 입학했으며 단 1명만 입학한 학교도 ▲남면초등학교 ▲삼성초등학교 ▲근흥초등학교 ▲안흥초등학교 ▲안중초등학교 ▲안흥초신진도분교 등 6곳이나 됐다.

▲방포초등학교와 ▲이원초등학교 관동분교는 단 1명도 입학하지 않았다.

중학교는 ▲태안중학교가 125명으로 가장 많았고 ▲태안여자중학교가 114명 ▲원이중학교 62명 ▲안면중학교 44명 ▲남면중학교 12명 ▲근흥중학교 10명 ▲만리포중학교 6명 순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태안읍 소재이며 서산지역 학생들의 유입이 많은 ▲태안여자고등학교가 140명으로 가장 많았고 역시 태안읍 소재의 ▲태안고등학교가 130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안면고등학교는 62명 ▲만리포고등학교는 29명으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지자체-교육계-공동체 삼위일체로 힘 모아야

삼둥이들의 농촌유학을 환영하는 학생회와 학부모회의 현수막이 걸렸다.
삼둥이들의 농촌유학을 환영하는 학생회와 학부모회의 현수막이 걸렸다.

생존을 위한 작은학교의 고군분투도 눈길을 끈다. 소원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2022년 한 동문이 위기에 놓인 모교를 위해 매년 1000만 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하면서 전교생 장학금이 내걸렸으며 의항분교가 사라지며 발생한 통폐합기금을 활용한 미래교육 시설 및 다양한 프로그램이 더해져 지난 2022년 단 1명도 입학하지 않았던 학교가 8명으로, 대기초등학교도 마을 공동체가 함께하는 ‘대기마을돌봄교실’로 입학생이 크게 늘었다.

이원초등학교의 경우에도 도교육청 농촌유학 시범학교 공모에 선정되며 구리시에서 농촌유학을 온 세쌍둥이가 전입해 등교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해 청년인구 유입 및 출산장려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이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한 고령화를 넘어 향후 지역소멸까지 야기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해 여아를 출산한 태안읍 거주 박 아무개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향이 태안이라 태안에서 살고 있는데 직장도 서산이고 아이가 아파도 갈 마땅한 병원도 없다. 얼마 전 아이가 아파 보건의료원 응급실을 찾았는데 소아에게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아무런 조치도 못 받고 돌아왔다”면서 “너무 속상했다. 교육문제도 그렇고 일자리도 그렇고 서산으로 이사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에 지자체와 교육계, 지역공동체가 이 같은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서는 태안군의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제301회 임시회 기획예산담당관 소관 2024년 주요업무보고에서 전재옥 부의장은 “태안형 청년친화도시구축사업을 살펴보면 그동안의 추진사항과 올해 계획이 유사하고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임신과 결혼, 출산, 주거, 복지, 일자리 등 태안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전반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용성 의원도 청년친화도시 기반구축과 관련해 “실효성 있는 사업을 해야 하는데 맨날 교육이나 하고 세미나나 해서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정말 실효성 있는 사업을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인구소멸대응기금과 관련해서도 “사업 대부분이 인구감소와는 연관성을 찾기 힘든 엉뚱한데 쓰이고 있다”면서 “도시와 농촌이 소멸되는 부분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착안점을 둬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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