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 날 광양의 형님과 고향 형들하고 다복정에서 쭈꾸미 「샤브샤브」로 점심 식사를 끝낸 뒤 백화산에 올랐다.1년 만에 올라와 보는 정상이지만 언제 보아도 백화산은 명산이자 진산이다.태안의 정기를 머금은 심장과도 같은 산이다.태을암에서 산신각, 태을동천, 마애삼존불을 지나 가파른 산길을 오르자니 해발 284m의 백화산 정상 표지석 앞에서 우리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백화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아름답고, 바위틈에 자란 기이한 나무뿌리, 기암들이 너무나 인상적이다.파란 하늘에
역사의 흐름에 코로나 19라는 괴질이 큰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며 우리 민족 속에 통한의 상처를 남긴 채 한해가 저물어 간다.항시 이맘때가 되면 우리는 해마다 숱한 업적을 쌓는 반면 이에 못지않는 허다한 과제들을 미결의 장으로 남긴 채 또 다른 「새해를 맞는구나.」 는 쓸쓸함의 교차점에서 오늘의 송년사는 어느 해 보다 감회가 새롭다 하겠다.벌써 11년 전인 지난 2009년 12월 22일 태안군청 광장에서 열린 『복군 20주년 기념 조형물 제막식 및 타임캡슐 봉입 행사』에 참석했었다.그날 나는 A4 용지 17매 분량의 「태안군 신청사
가을 서리에 붉게 물든 나뭇잎들이 온 천하를 수놓은 청명하고 아름다운 늦가을이다.얼마 전에 태안 남면 마검포에 위치한 「벗과 뱃나루」 펜션에 서울, 인천, 동두천, 청주, 금산, 대전, 서산에서 살고 있는 청운회 부부가 모였다.꿈많던 전문대학 시절 청운의 꿈을 안고 창립한 청운회는 이제 머지않아 창립 50년 주년을 앞두고 있다.“영원한 우정” “죽는 날까지 함께하겠다.”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를 존중한 청운회다. 우리는 오직 '참 우정'을 쌓았고 '정다운 우정'을 나눴다. 보석으로 치장해 줄 수 없는 것이 참된 우정이다. 참
계절이 스쳐 간 여운 속에 가을은 모든 것을 신비롭게 만든다.그렇게 짙푸르던 나뭇잎도 주홍빛으로 물들어 가고, 구름은 두둥실 하늘을 떠간다. 그리고 늦가을을 대표하는 국화와 억새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청명한 가을 날씨가 계속되던 날 내 고향, 남면에 위치한 청산수목원을 찾았다. 가을 여행하기 좋은 청산수목원은 봄에는 홍가시나무와 꽃창포, 여름에는 연꽃, 가을은 팜파스와 핑크뮬리가 유명한 수목원이다.청산수목원에는 한참 활짝 핀 추억의 핑크뮬리가 분홍빛으로 나를 반겼다.핑크뮬리는 외떡잎식물 벼목 벼과에 속하는 식물로 조경용으로 식재되
맑고 청명한 하늘, 선선한 바람, 그리고 곱게 물들어 가는 낙엽을 바라보니 갑자기 인생 무상함을 느낀다.이제 찬 서리가 내리면 저 나뭇잎들도 주홍빛으로 물들겠지.이번 가을 내 마음도 노란 은행잎처럼 금빛으로 물들었으면 좋겠다.덧없이 흘러가는 세월, 엄숙한 여로(旅路)의 서글픔을 탄식하듯이 떨어지는 낙엽에 인생의 서글픔이 골수에 사무치는 우수(憂愁)의 계절이다.민감한 신경으로 괜히 울적해지고 들뜬 마음에 갑자기 홀로 계신 구순의 어머님이 생각나서 고향 집으로 달려갔다.어머님은 올해도 텃밭에 농사를 지어 땅콩 백kg을 수확하셨다.어머니
서늘한 공기가 해풍에 나부끼는 솔잎 소리를 들으며 푸른 숲을 체험하기 위하여 천리포 수목원을 찾았다.공익재단법인 천리포 수목원 설립자이신 임산(林山) 고 민병갈 박사님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푸른 눈을 가진 분으로 1962년에 이곳 천리포의 척박하고 황폐한 땅을 매입하여 1970년부터 본격적으로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18만평에 1만7천분류군의 전 세계적인 수목을 식재하여 봄에는 목련, 만병초, 듈립, 여름이면 수국, 가시연꽃, 상사화, 장미, 가을이 오면 화살나무, 억새, 단풍나무, 눈이 내리는 겨울에는 호랑가시나무
모래 틈 사이로 밀려오는 하얀 파도, 수평선 너머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흰 구름, 그 사이로 끼륵끼륵 갈매기 나는 인적이 드문 서해안의 외딴곳 마검포항에는 지금 한창 실치회를 맛보기 위한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외로운 무인등대가 해가 지면 선 스위치가 작동하여 스스로 불이 켜지고 프리즘 렌즈에 의해 흰 빛깔의 섬광이 깜박이며 뱃길을 안내한다.마검포는 내 어릴 적 추억이 아로새겨져 있는 곳이다. 끝없이 밀려드는 푸른 물결 위에 외롭게 솟아있는 마검포는 섬 아닌 섬으로 어머니와 나는 배에서 잡은 해산물을 쌀 등 부식물과 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