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을도 깊어가는 토요일 오후에 갯내음 물씬 풍기는 인천항구 뒷골목 정취 어린 선술집에서는 40여년만에 만나는 문영길 목사와 초등학교 동창들의 뜻깊은 해후가 있었다.내 고향 태안 땅의 오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40여년만에 내 개인적으로는 외가의 형님이고 동창인 문영길 목사가 멀리 미국에서 귀국하여 동창들과 만나 그동안의 회포를 풀면서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였다.내가 자라던 50년대 후반의 농촌은 피폐할 대로 피폐하여 먹고사는 문제는 정말 고통이었고 전쟁이었다.보릿고개를 넘기는 봄이면 식량이 떨어진 사람들은 먹거리를 찾아 들로 산으로 그리고 바다를 헤매였고 끼니를 잇지 못하는 사람들은 부황이 들어 얼굴이 누렇게 변하고 퉁퉁 부어있기도 하였다.당시 상황이 요즈음 이디오피아나 가나 같은 나라와
웰빙바람과 함께 붐을 타고 있는 유기농산물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첫째가 시장에서의 신뢰감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품목선택과 함께 어느 지역의 누가 생산하는가 하는 것은 유기농산물 생산과 판매의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 태안지역은 대도시와의 접근성에서 도시 근교농업을 하는 지역에 비해 싱싱한 유기농 채소류를 공급하는데는 불리한 편이다. 그 대신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와 젊은 땅인 간척지가 많기 때문에 유기농 쌀 재배에는 오히려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어느 지역의 어떤 농사꾼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도전을 하느냐다. 유기농 농사의 특징은 한 개인의 농사가 아니라 마을 단위 농사이기 때문에 공동의 목표를 갖고 마을 전체가 기존의 농사방법을 바꾸는 전제가 따
나는 태안읍에서 거주하면서 직장 출퇴근시 별로 아름답지 않은장면을 거의 매일 목격하는 것이 있다.바로 활어 운반 차량이 도로위에 짠물(바닷물)을 흘리면서 운행하는 장면이다. 도로에 흘린물을 따라 운행해 보면 활어차 들이 막무가내로 짠물을 뿌리면서 도로를 질주한다. 처음 태안에 놀러온 사람들이 도로에 흘린물을 볼 때 도로에 먼지가 나니까 일부러 물을 뿌린줄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다. 서해안은 싱싱하고 맛좋은 활어가 많이 잡히는 해역이라서 밤낮으로 외지로 운반하는 활어차들이 비포장도로 살수 차량처럼 짠물을 흘리며 운행한다. 이때 활어차 후미를 따라서 운행하는 차량들은 그 짠물을 따라 어쩔수 없이 운행하게 되는데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은 바닷물을 차량 전체에 뒤집어 쓴다.그러나 아무도 말
한국인의 3대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암, 심장병, 뇌졸중등은 신선한 과일과 야채 섭취, 금연과 꾸준한 운동으로 80%까지 예방이 가능한 일종의 생활습관병이다최근 국민소득의 증가에 따른 편리성 추구는 우리식단에서 전통 음식을 밀어내고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위주의 서구화된 식단으로 변화시킴으로서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과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이러한 암과 각종 성인병의 특징은 대부분 완치가 어렵고 막대한 의료비 부담은 물론 최종적으로는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사회적(인적·경제적) 손실이 크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 국민의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최근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태안군에 위치한 모항초등학교(교장 장래호)에서 지난 10월 22일 노오란 은행잎 흩날리는 계절에 작품 및 국화 전시회가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 화단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구절초 향기가 코끝을 찔렀다. 100명의 학생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학교의 모습에서 느껴졌다. 학교 건물 우편으로 돌아가니 그야말로 국화 물결이 장관이었다. 우리나라 지도 모양의 국화, 바위에 얹혀진 듯 피어있는 국화, 나무사이로 부끄러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국화, 소국, 대국, 목화등 600여점의 갖가지 형형색색의 작품들을 보고 있자니, 국화를 피우기 위한 모항교육가족의 그간 노고를 한 눈에 느낄 수 있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봄부터
유기농 농산물이 시장에서 각광 받는 이유는 ‘안전한 농산물’이라는데 있다. 유기농이라는 이 농사방법을 큰 틀에서 말한다면 환경농업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환경농업이라고 불리는 농사법은 4가지 단계가 있는데 첫 단계는 농약을 적게 사용하는 저농약 재배,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농약 재배, 유기농업 단계에 이르기까지 토양의 잔류 농약성분이 없어지는 3년 동안에 짓는 전환기 재배,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퇴비만을 사용하는 유기농업 등이다. 유기농산물은 이런 과정을 거쳐 친환경 인증을 받고 비로소 시장에서 소비자들과 만나게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환경농업 생산 자료를 보면 전체 생산량 중 낮은 단계의 저농약 재배(61.6%)와 무농약 재배(25.9%)의 비율이 높은 대신, 높은 단계의 전환기 재배(
쌀농사의 위기… 어떻게 풀어야 할까? 천덕꾸러기가 돼버린 쌀에 유기농이라는 친환경 옷을 입히면 어떨까? 웰빙바람이 호되게 불고 있다. 이제 사람들에게 유기농산물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다. 불황 속에서도 유기농산물 시장은 매년 30%~40%씩 고속성장을 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게 되면서 가장 안전한 먹거리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무농약에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가꾼 농산물을 찾게 된 까닭이다. 정부에서도 친환경 인증제도를 도입하여 유기농산물 재배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 가격은 일반 농산물보다 몇 배 비싸게 팔리고 있다. 2000년에 1,500억이던 유기농산물 시장이 2004년에는 5,500억을 넘는다니 가히 뜨는 농사라 하겠다. 업무관계로 국내 최대 단일매장인
황금빛 들녘에서 벼 수확이 한창이다. 농민들은 미래의 쌀값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이맘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일 것이다. 올해 벼농사는 대풍년이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덕분에 병충해는 심하지 않았으며 적당한 강수량과 태풍마저 비껴간 가을 날씨가 결실을 좋게 하는데 단단히 한 몫을 했다. 이렇듯 자연적인 조건은 최상이었지만 쌀값 문제를 생각하면 우울하기 그지없다. 가뜩이나 출구가 보이지 않는 농촌현실에 내년부터는 정부 추곡수매를 중단한다니 말이다. 뻔한 이야기지만 쌀은 농민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의 자존심이다. 국민의 주식인 쌀 시장이 개방되면 국가경제는 물론 국가안보에도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문제인데도 농민들에게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나라의 쌀 곳간 문을 활짝 열어놓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우
현대문명의 발달로 자동차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생활도구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요한 도구가 또한 무서운 흉기로 변하여 안락한 가정을 파괴하고 고귀한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무서운 존재로 변할 수 있습니다.우리 서산경찰서(서장 총경 이청준)에서는 날로 늘어나는 교통사망사고를 그대로 둘 수 없다고 판단 교통사망사고 줄이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여 음주운전, 과속·난폭운전 등을 지속적으로 지도단속을 하여 왔으나 운전자의 협조 없는 행정은 성과를 거둘 수 없음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습니다.이 때문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적극적인 동참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우선 우리 서산시·태안군 운전자는 운전습관을 바꾸어야 합니다.음주운전, 정지선위반(신호위반), 과속·난폭운전 등등….
마애삼존불(磨崖三尊佛)이 국보 307호로 승격지정 되었다고 한다.(조선일보 2004. 8. 31)이는 불교계는 물론 우리 태안적으로도 경축과 동시에 자랑스러운 일이다.우리나라에 불교가 들어온 것이 꼭 언제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 신라, 고구려, 백제 삼국의 불교신앙이 동시적인 것이 아니었고 대략 서기 4세기경으로 되어있는데 이 삼국은 불교를 국교로 받들었던 것이었다.그것이 고려조까지 전승 되었던 것이다.우리나라 역사에 정치적·문화적으로 대공헌(大貢獻)을 했던 것을 알 수가 있다.삼존불의 미술적 측면에 대하여는 전혀 문외자이니 알 수 없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우리나라(남북) 최초의 마애조각불상이라는 것과 협시불상(脇侍佛像)이 아닐뿐더러 중앙상불이 소(小)하고 협상불이 대(大)한 마애불상도
안녕하십니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가을입니다. 또한 어김없이 중·고등학교 입시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지금 학부모님들은 자녀들의 상급학교 진학문제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태안교욱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고자합니다.대체적으로 태안중학교의 대부분 학생들, 약 상위 30여명(반에서 5등정도)은 인근 서령고를 비롯하여 공주지역, 천안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타 지역 고등학교를 진학한다고 해서 모두 만족스러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학교에서 정적이 우수하다고 해서 막연하게 외지로 고등학교를 보내면 실패할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태안지역 중학생들은 타 지역에 비해 공부한 양이 적을 뿐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도 학생들에게는 그리
축제…. 자주 듣는 말이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각 자치단체에서 이런 저런 축제가 흔하게 열리다 보니 오히려 식상할 정도다. 우리나라 전래 축제의 의미는 마을의 경축할 만한 행사에 큰 잔치를 벌여 동네 주민들이 즐기는 정도였다. 이런 축제가 이제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나 특산물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태안에도 계절에 따라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는데 안흥항구의 수산물 축제나 백사장의 대하축제 등은 주로 태안의 특산물인 수산물을 매개로 관광홍보와 더불어 판매에 주안점을 둔 축제다. 올해로 4회 째 개최한 자염축제가 지난 일요일 마금리 갯벌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사실 자염축제는 축제라는 명칭보다 태안의 역사문화 체험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50년 전에 명맥이 끊어진 전통 소금
최근 병역자원의 감소와 경찰인력대체, 집회·시위와 열악한 근무관련 보도 등으로 일부 병역 입영 대상자들이 의무경찰을 지원하지 않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왜냐하면 의무경찰은 세간에 보도된 것과는 달리 근무조건이 악조건이 아니며, 근무방법, 생활실태 등 전반적인 근무조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오고 있어 화목하고 활기찬 생활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일예로 전투경찰순경은 경찰초소, 112타격대, 상황실 등 작전분야에서 근무하지만 의무경찰순경은 교통내근·외근·행정보조업무를 취급하고 있어 육체적으로도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또 의무경찰은 타 복무병들보다 많은 휴가와 잦은 외출·외박으로 복무기간이 2개월 정도 줄어드는 혜택을 보고 있으며 동반입대제도를 시행하여 희망자 인원 제한 없이 전원가능하며 합격 후
인간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세워진 다리가 그 지역의 명물로써 관광가치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다리가 호주 시드니의 하버브릿지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과 잘 어울리게 세워진 이 다리는 오페라 하우스와 함께 호주의 대표적인 관광 브랜드다. 태안에도 다리다운 다리가 있다. 안면도 연육교와 신진대교다. 둘 다 육지와 섬을 연결한 다리지만 다리의 이름은 판이하다. 안면도의 원래 지명은 안면곳이다. 안면도는 조선 인조때 삼남지방 세곡선들의 항로를 단축하기 위해 창기리와 신온의 목(項)을 파내서 섬이 됐다. 그래서 안면도 연육교 부근을 아직도 판목(흙을 파낸 목)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60년대 말에 놓인 안면도의 첫 번째 다리나, 그 후에 놓인 두 번째 다리 모두 주위 경관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태안해경 전경 50여명은 9월 3일 태안문예회관에서 열리는 라는 연극을 관람하는 기회를 가졌다 거울이 보는 사람의 뒤를 비춰주듯 과거를 돌아보면 그 미래를 비춰준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역사를 잊는 민족의 미래는 밝지 못한 것이다. 우리의 가까운 역사를 되돌아보면 반세기 전에 동족간의 전쟁을 겪었고, 그로 인해 한 나라가 둘로 나뉜 채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고 분단국가가 된지 반세기가 지난 요즘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문구도 이제는 왠지 공허한 듯 하고, 대다수 사람들이 북한소식을 해외뉴스쯤으로 생각하는 게 현실이고 보면, 우리나라가 이대로 영영 분단국가로 남아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여름철 해수욕장은 낮과 밤이 상이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피서는 말 그대로 더위를 피하며 편히 쉬는 즐거움이라는 보통의 뜻과는 달리 서해안 해수욕장의 밤은 한마디로 광란의 도가니이다. 낮과 밤이 '질서와 무질서'로 극히 상반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낮에는 가족단위 피서객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비교적 질서를 지키지만 해가 지면 백사장은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쓰레기가 넘쳐나는 천지로 돌변, 피서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오전 10시를 넘어서면서 피서객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백사장은 파라솔이 설치된다. 낮12시를 전후해서는 백사장은 각양각색의 파라솔과 각종 튜브물결로 가득 메워진다. 오후 3시 어느새 수만명의 피서객들이 운집하지만 비교적 평온하고 질서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해가 지기 시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태안의 가을은 풍요로움 그 자체였다. 전형적인 가을의 파란하늘과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산들바람은 농작물이 결실을 맺고 영글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여름과 가을, 대부분의 태풍이 비켜가다보니 벼농사는 대체로 풍년이었고, 밭농사 또한 해양성기후로 인하여 떼깔고운 고추며 질 좋은 생강 등이 많이 생산되었다. 그러다보니 전국 어느 지역보다 삶이 풍요롭고 여유가 있었다.바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파란하늘아래 눈이 시릴 정도로 맑은 바닷물 속에서 건져 올리는 은빛의 삼치, 가을의 대표적인 수산물인 꽃게와 대하가 지천으로 값도 싸고 맛이 좋아 지역민들이 즐겨먹는 수산물이었다.만선을 알리는 오색깃발을 휘날리며 배가 들어오면 마을은 그야말로 잔치분위기 였는데, 대부분의 선원이 마을사람들로
오늘날을 정보화 사회라고 말하고 있다.급속한 정보통신의 발달로 이동전화의 사용이 일상화됨에 따라 e-Mail이나SMS등이 지난날의 우리 생활 속의 중요위치를 차지하고 정이 묻어있는 편지를 대신하고 있어 가정이나 사회를 메마르게 하고 있다.지금 40대 이상되신 분들 즉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는 대부분 편지에 대한 많은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서 지난날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가슴속 울려주는 눈물젖은 편지……」임창제씨가 작곡하고 어니언스가 부른 "편지"라는 노래의 가사 일부분인데 그때는 편지에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이? 있었고 일상 생활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에 그 노래가 유행했고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지 않았나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시골에 계
대전 34도 충남 32도···벌써 며칠째 무더위가 계속되어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10년만에 찾아왔다는 폭염에 아이들이 떠난 교실 안에 혼자 있어도 후끈하다. 어디 나혼자 더운 것은 아니겠지만.시끌시끌하던 운동장과 교실이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조용하다. 항상 아이들이 모여 놀던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외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운동장 너머 저멀리 보이는 바다도, 학교를 내려다 보고 있는 소나무 숲도 개구쟁이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물론 느티나무에 앉아서 같이 놀던 매미들이 가장 그리운가 보다. 여전히 맴맴거리며 같이 놀기만을 한없이 기다린다.동화책 한권을 들고 오늘도 느티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시끄러운 매미소리 사이로 시원한 바다 바람이 불어와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좋은
2003년 3월, 처음으로 교단에 섰을 때 나는 막연한 기대감이나 자신감보다는‘초등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과연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섰었다. 그리고 이미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선배들에게 ‘초등학생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과는 달리 너무 어려서 세심하게 돌봐줘야 할 부분이 많고 우리처럼 한 가지 전공을 공부한 사람이 모든 과목을 가르치는 건 힘들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더더욱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처음 교단에 서서 우리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는 순간 두려움보다는 마치 보석을 뿌려놓은 듯한 눈부심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었다.초보 교사의 3월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처음엔 영어 한 과목만을 전공했기 때문에 모든 과목을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학교를 향하는 발걸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