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 홍보과장 최수진잔인한 4월이었다. 여기저기서 꽃 피고 잎 틔워 기록으로 남겨야 하고, 방송도 해야 하고, 축제도 준비해야 하고, 집안일에 두 딸내미도 돌봐야 하니 더도 덜도 말고 몸이 딱 한 개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달이었다. 치열한 일상은 나뿐만 아니라 아이를 돌봐주시러 온 부모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몸 이곳저곳이 신호를 보내오는 통에 부모님도 병원 신세를 지셔야 했다.잔인한 달에 이어 더 잔인한 연휴가 연속으로 있는 5월을 넘기려면 콧바람이라도 쐬고 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지적박물관장 리진호 서산경찰서(( )안은 출신지)경부 서장 기리 하타라이(桐畑來)(오이타)경부 사법 김철수(金哲洙)(충남),경부보 경부보안, 위생·병사 나가사키 히데이치(長崎秀一)(가고시마)순사부장 고등 검도초단 신도우 히라키치(進藤平吉)(아키다)경무민사 검도4단 사카다 이사무(坂田 勇)(구마모토)외근감독 정8 검도초단 히후치 나가이치(火淵長一)(후쿠오카)경무 유도4단 연사 아라다 다케오(荒田武熊)(가고시마)보안 가네다 다이치(金田多一)(도치기)회계 이와사와 기요시(岩澤 淸)(미야자키)위생 윤하원(尹夏遠)(충남)외근감독 황순옥(黃淳
지적박물관장 리진호문헌 중 는 가장 무미건조하지만 가장 귀중한 원초자료라면 은 그 다음 순위라고 본다. 역사의 주인공은 두말할 것 없이 사람이다. 특히 관리는 행정·입법·사법을 통괄하는 막강한 권리가 있었고 따라서 백성들은 벼슬하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소중한 자료를 사가들은 경시한다. 기고자는 일찍이 그 소중함을 깨닫고 직원록을 수집하였다.한국 최초의 직원록은 1895년 발행되었다. 범우사 윤형두 사장이 소장하고 있는 것이 유일본으로 이를 복사하여 해제를 붙여 지적박물관 출판부에서 2014년 『김홍집내각
천리포수목원 홍보과장 최수진종종 거울을 즐겨 보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시시때때로 거울을 꺼내드는 모습이 내게는 낯설다. 하지만 너무 과하지만 않는다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정성을 쏟는 거울 보기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된다. 업무 특성상 방송에 간혹 출연할 때가 있다. 눈썹이 뺨에 붙어 있거나, 입술이 지워진 줄도 모르고 촬영을 하고 난 뒤에 방송을 보고 후회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거울 속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지적박물관장 리진호1907년 8월 24일 전라남도 광주지방금융조합을 최초로 설립하고 1936년 현재 조합 698, 지소 200, 총 898로 확장되었는데 금융조합은 반관 반민인데 이들이 새마을운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1927년 경기도에서 보통학교 졸업생을 통하여 농촌진흥운동을 전개하였고 이것이 전국으로 확산된 일이 있다. 그러나 이보다 11년 전인 1916년부터 태안면 남문리와 동문리 두 곳에서 진흥회가 조직되어 활동하였다.당시 서산군에는 21개소의 진흥회가 있었는데 태안면에는 남문리, 동문리, 안면, 남, 근흥, 소원, 원북,
천리포수목원 홍보과장 최수진식물이 하는 언어를 들을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다. 따스해진 봄 햇살을 받으며 너도나도 다투어 꽃을 피우는 요즘, 소리 없는 식물들의 아우성이 넘쳐난다. 나 좀 봐달라고 목을 세우고 얼굴을 드는 식물들 사이로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며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사순절 장미(Helleborus orientalis Lam.)’가 눈에 들어온다. 뭐랄까? 어린 꽃들 사이로 통달한 듯, 경지를 뛰어넘은 위엄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꽃이 피어 경쾌한 느낌을 주는 식물이 있다면, 사순절 장미는 왠지 모를 숙연함, 고귀
지적박물관장 리진호옛날에는 군수를 일컬어 선생이라 하였다. 각 관아에서 전임 관원의 성명, 직명, 본적, 이력 따위를 기록한 책을 선생단 또는 안책(案冊)이라고 하였다. 간단하게는 한 두줄, 이력까지 자세히 한쪽이상 기록하여 그 분량이 일정치 않다. 어쨌든 이것이 군수 이력서로 관례로 기록한 것 같다.『서산군지』(1927)에 의하면 신라 때 최치원(崔致遠)이 처음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 내용은 진성여왕 7년 계축년에 부성(서산) 태수가 되었다. 『여지승람』을 살펴보면
지적박물관장 리진호나가다 쥬(永田 稠)가 안면도 임업소장 하야시 세이죠와 인터뷰한 기사에서 조선인이 가장 고통스러운 바가 무엇인가. 가난이다. 병이 나면 5전, 10전하는 약도 쓸 힘이 없다.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가?나는 도매로 약을 사서 거의 그 값으로 준다. 이익을 남긴다 해도 1, 2전쯤이다. 그런 일로 조선의 백성은 매우 감격하여 매일 아침 4시경부터 와서 나의 집 주변을 청소해 준다.둘째, 조선인의 고통은 무엇인가?그런데 조선인은 학교에 갈 수 없는 가난한 어린이들이 많다. 그 지원까지 정부(총독부)의 손이 미치지 않는
지적박물관장 리진호금융조합은 재정고문 메가타 다네타로우(目賀田種太郞)가 조선 전래의 계를 모방하여 1907년 전남 광주에 설치한 것을 시초로 1937년 현재에는 한반도에 898개의 조합과 지소가 설치되었다. 그 중 충남이 70개소로 8%를 차지하고 서산, 태안 7개소니까 충남의 10%에 해당된다. 자료는 후지사와 세이지로우(藤澤淸次郞))의 『조선금융조합과 인물』(일어, 1937), 『서산군지』(1927)가 있다. 전자는 7개 금융조합 지소가, 후자는 서산, 해미, 태안 3조합의 연학만 있다. 4개 금융조합과 지소는 군지가 발행된 후
지적박물관장 리진호광영학교(廣英學校)(林省三은 『安眠島』의 기록에서 광영신숙이라고 하여 저자는 이를 택함) 1906년 12월(학교 홈페이지에는 1906.11.10. 설립) 김병년(金炳秊)이 세우고 편준익(片準翊)이 교장이었다.(조선인교육사립학교 통계요람). 오늘날 안면초등학교의 전신이다. 화양의숙에 이어 태안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근대교육기관이며 ‘널리 크게 영재를 육성한다’는 창학 이념으로 지방 학생들에게 신교육을 실시하였다. 김병년, 편준익 등의 지방유지들의 기부로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에 교사를 짓고 여러 유지들의 적극적인 후원
지적박물관장 리진호2013년 태안초등학교 개교백년史(이하 )를 동문회에서 펴냈는데 저자는 판권지에 실리지 않아 누구인지 불명하다. 는 1905년 9월에 이희열이 세우고 한규석(韓圭錫), 김영제(金寧濟), 황희성(黃羲性), 이순탁(李淳鐸)을 초빙하여 교육을 시작했다(54쪽)고 하였다. 그러나 『서산군지』(1927)에는 1909년 최학래(崔鶴來) 태안군수, 이시기(李時基)(2대 서산군수)가 한 향교에 거금과 그 형 이기석(李基奭), 유지 김동희(金東熙), 백낙호(白樂昊), 손창현(孫昌顯), 이종규(李鍾奎)외 5인의 연
천리포수목원 연구관리홍보팀장 남수환물의 요정의 환생동백, 목련, 벚꽃이 바람이 날린다. 동백은 꽃송이를, 목련은 커다란 꽃잎을, 벚꽃은 나비날개만큼 가벼운 꽃잎을 날리고 있다.이들이 떨어지는건 어쩌면 봄이 그 만큼 깊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가는 봄이 아쉽기만 하다. 그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듯 물가에서는 싱그거운 초록의 붓꽃잎들이 올라온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요정이 환생한 것 같은 아주 앙증맞은 꽃이 핀다. 바로 각시수련이다.앙증맞은 아름다움각시수련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 고성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
천리포수목원 연구관리홍보팀장 남수환식물의 줄탁, 그리고 선모시대아무도 모르게 봄비가 내렸다. 그리고 남쪽마을에선 산수유, 동백꽃 축제소리가 들려온다. 마음 같아서야 따스한 봄햇살에,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봄을 싣고 꽃놀이를 떠나고 싶지만 수목원 곳곳에 돋아나는 새싹을 보니 마음이 조급해 진다. 혹시 날이 가물면 어찌할까. 돋아나는 새싹들이 말라 죽지는 않을까 하는 때이른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런 속에서도 유독 발걸음을 길게 멈추게 하는 식물이 있다. 바로 선모시대(Adenophora erecta S. Lee et, J. Lee
천리포수목원 연구관리홍보팀장 남수환 동면에서 깨어나는 식물들그리고 대청부채눈이 녹아서 물이 된다는 우수가 지나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꿈틀거린다는 경칩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여기저기에서 개구리와 두꺼비가 활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따스한 봄기운을 맞으며 활동을 시작하는 생물은 비단 동면을 하던 동물만이 아닐 것이다. 식물 또한 동면에서 깨어나 제각기의 모습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움직이지 못해 인식하지 못하지만 동물보다 더 부지런히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식
천리포수목원 교육팀 최홍렬매화마름은 어디에…이른 봄에 어린 아이의 새끼 손톱만큼 작은 꽃으로 논을 수 놓는 식물이 있다. 매화마름… 식물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이름이다. 하지만 직접 자생지에서 본 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도 그럴것이 사람들이 야생화를 보기 위해 많이 찾는 장소에는 없기 때문이다. 예전이야 먹고 살기가 급급해 꽃을 찾는 이들이 많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봄꽃을 보기 위해 산으로 들로 찾아 나선다. 하지만 산이나 들에는 매화마름이 없다. 매화마름은 오로
천리포수목원 교육팀 최홍렬2016년으로 인쇄된 달력 첫 장을 바라보며 앞으로 1년을 계획해 본다. 새해에는 살아지는 일도 수목원을 찾는 사람도 모두 행복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겨울이 거칠어졌다. 바람 끝이 매서워 따뜻한 아랫목이 그립다. 발걸음이 자연스레 햇살로 향한다. 촘촘한 나무 사이사이의 햇살마저도 반갑다.살아남기 위한 전략무릇 모든 식물은 빛을 쫓는다. 하늘을 향해 곧게 자라거나 튼튼한 다른 나무를 의지하며 오르는 식물도 있다. 이번 이야기는 바로 덩굴식물 ‘송악(Hedera rhombea(Miq.) Bean)’이 주인
마음이 바빠 그냥 지나쳤던 소소한 일들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찬바람이 깊어져 옷깃을 세우게 된다. 구름사이에 숨어 있다가 포근하게 나타나는 겨울햇살은 여유로움이다. 치유의 에너지를 얻어 위로 받을 수 있는 겨울정원이 있어 좋다.긴 겨울 내내 웅크리고만 있을 수도 없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겨울정원을 산책하는 호사를 누려 보자.성탄절에 ‘평화를 선물 한다’는 크리스마스베리일반적으로 겨울의 정원은 볼거리가 없다고 하지만 찬찬히 둘러보면 ‘겨울정원의 매력이 바로 이거구나’라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겨울정원의
천리포수목원 교육팀 최홍렬곱디곱던 단풍도 가고 앙상하게 드러난 가지에 찬바람이 감돌며 점점 겨울이 깊어간다. 성급한 단풍은 때 아닌 가을장마로 마음을 휘저어 놓고는 눈 깜빡할 사이에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손이 시려오는 가을 끝자락을 이대로 보내기엔 왠지 허전하고 억울한 생각도 든다. 벌써 ‘첫눈이 내린다’ 하여 붙여진 소설(小雪)이다. 이때 김장을 하기위해 서두르게 되고, 시래기, 무말랭이, 호박을 썰어 말리며 겨울 채비를 시작한다.‘감탕나무’ 와 ‘호랑가시나무’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감탕나무’는 약 400여 종류가 넘는 교
천리포수목원 교육팀 최홍렬 마을마다 숲 속 골골마다 울긋불긋 물들이며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아름다운 가을풍경 중 하나는 빨갛게 익은 감이다. 가을정취의 백미다. 감잎은 또 어떤가.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이 자연스럽게 섞여 단풍잎보다 더 아름답고 황홀하다.조선 전기의 문신 강희맹(姜希孟·1424~1483)의 시, “감잎이 막 떨어지니 붉은 것이 온 성에 가득하고, 뽕나무 그늘 드리워 푸른빛이 집을 숨기네.”[枾葉初稀紅滿城 桑陰重合綠藏屋] “색은 금빛 옷보다 더 좋고, 맛은 맑은 옥액에 단맛을 더한 듯하다”[色勝金玉衣 甘分玉液淸]는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 최수진2008년부터 천리포수목원의 가을을 만나기 시작하여 어느덧 8번째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나무는 늘 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단풍이 들고 열매를 맺을 것 같지만 지금껏 같은 표정, 같은 느낌으로 가을을 맞이한 적이 없으니 매해가 새로운 가을이다. 소사나무집으로 오르는 언덕편에 피라칸다 ‘모하비(Pyracantha ‘Mohave’)’가 힘에 겨운 듯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데 오늘따라 뭉클해진다. 어느덧 수목원에도 내 몸과 마음에도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가을을 알리는 식물장미과의 상록활엽관목인 피라칸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