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로림만의 귀한 보물 점박이물범을 만나러 가는 날이다. 이미 한두 번 만나러 가보았지만, 만나러 갈 때마다 마음이 설렌다. 귀한 모습을 렌즈 속에서 포착되면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 흥분을 가라앉히느라 애를 태운다. 오늘은 몇 개체 수를 만날 수 있을지 상상을 하며 웅도 나루터로 향했다.나루터에서 박정섭 선장(도성리 전 어촌계장) 배에 올라탔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주니 모니터링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이다. 박정섭 선장 말씀은 빨리 달리면 10분이면 도착하지만, 바닷물이 튀어 올라오지 않게 천천히 30분 정도 가시겠다 하신다.물
물이 빠진 해변에는 잠시 떠나는 썰물을 배웅하는 갈매기들로 시끄럽다. 염색생물들은 봄볕을 마음껏 즐기며 새싹을 키우느라 분주하다. 능쟁이(칠게)들은 구멍 밖으로 나와 합창을 부르고 딱총새우는 중간 중간에 아름다운 화음을 넣어 해변에 찾아온 봄을 즐긴다. 바위 위에 앉아 갯벌에서 들려오는 합창을 한동안 감상하다 보니 썰물을 따라나섰던 갈매기들이 해변으로 돌아오기 시작을 한다. 오랫동안 땅속에 숨겨져 있던 공룡알처럼 생긴 동글동글한 귀여운 검은 돌들이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가 바위 위에 올려놓은 길쭉한 검은 돌 하나, 주변과 아주 잘
산길을 따라 언덕 위, 마늘밭을 지나 해변으로 내려섰다.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환하게 꽃을 피운 개 복숭아 한그루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꽃 주변에는 벌들이 꿀을 먹기 위해 "위~윙"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야단법석이다.구불구불하게 자란 진달래의 가느다란 가지 끝에는 바다를 향해 꽃 세 송이가 피었다. 지난겨울 강풍에 꺾이지 않고 추운 눈 속에서 살아남은 진달래를 보니 너무 반가웠다. 진달래꽃은 철없는 아이처럼 방긋 웃으며 바람이 불어 주는 대로 살랑살랑 춤을 추며 해변을 지키고 있다. 부러질 것만 같은 얇은 가지에 핀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추운 겨울, 장갑과 장화 없이 맨발로 바다에 나가 굴을 까고 감태를 맸다. 집에서 바다로 나와, 신발부리에 신을 벗어놓고 갯것을 하러 나갔던 산모퉁이를 걷는다."지잉~" 소리가 나는 언덕을 올려다보니 파리의 에펠탑 같은 송전탑이 언덕 위에서 소음을 내며 서 있다. 바다 건너편에도 또 다른 송전탑들이 하늘을 향해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이 역광 빛 사이로 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를 건너는 전선들은 출렁출렁 바람을 따라 움직이고 송전탑의 소음을 피하고 싶어 걸음을 재촉했다.마른 갈대 사이로 흰나비 한 마리가 보드라
해변 언덕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면 검은 비닐과 흰 비닐로 그려놓은 밭고랑이 한눈에 들어온다. 밭둑에는 봄을 알리는 쑥, 민들레, 소리쟁이들이 세상 밖으로 앞 다투어 나오느라 야단법석이다. '해변을 걷지 말고, 봄나물을 뜯어 쑥버무리나 할까'하는 마음이 발걸음을 잠시 붙잡는다.해변에는 갯줄들의 붉은 새순이 뾰족뾰족하게 얼굴을 내밀고 그 사이로 빠래고둥(동 다리)들이 신나게 줄을 서서 달리기하고 있다. 겨우내 살찌운 능쟁이(칠게)의 발자국이 뻘밭 여기저기 보인다.포근하게 부는 봄바람과 해변을 걷다가 깜짝 놀라 걸음을 멈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이 하루 지난 해변에는 봄기운이 가득하다. 양길리 마을 입구부터 들려오는 잔잔한 봄의 소리가 나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팔봉산에서 졸졸 내려오던 물길은 가로림만 기수역을 만나면서 큰소리를 내며 힘차게 바다로 흘러간다. 흐르는 물길을 따라 바다로 걷고 싶어, 장화로 신발을 갈아 신고 물길로 내려섰다.바다와 가까워지면서 자갈돌 사이로 흐르던 물들이 뻘 사이로 살그머니 스며들며 흔적을 감춘다. 물이 빠진 뻘밭의 염생식물들은 조금이라도 더 봄기운을 받으려 잎끝을 세우고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자갈돌 사이에 누
바람이 포근하다. 가슴 장화를 신지 않아도 춥지 않다. 겨우내 쌓였던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쌓인 시간의 먼지들을 긴 호흡을 하며 밖으로 쏟아낸다. 점점 가벼워진 가슴을 바닷바람으로 채워보려고 범머리 해변을 걷는다.물이 빠진 해변에는 고둥들이 벌써 나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웅덩이에 고인 물들이 봄바람이 불어주는 대로 신나게 춤을 추며 노느라 정신이 없다. 살그머니 장화 발로 물장난을 쳐본다. 수면의 파장은 원을 점점 더 크게 그려나가고 신나게 놀던 빠래고둥들은 깜짝 놀라서 가던 길을 멈추고 숨죽은 듯이 뻘 속으로 숨는다.연초록의 감태
며칠 동안 따뜻한 날씨로 해변에 사는 염생식물들이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했을 텐데, 24절기 중 우수(雨水)를 앞두고 예상하지 못한 칼바람이 눈을 동반하고 해변에 나타났다.지매섬으로 나가는 바닷길에 하얀 눈이 내린다. 바닷물 위로 내린 눈이 밀물 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은 마치 바닷물이 눈을 물속으로 당기는 것처럼 보인다.눈바람은 해변을 지키는 상여 바위를 사정없이 내리친다. 상여 바위 위에는 겨우 자리를 잡고 여리게 자라는 소나무 세 그루가 있다. 눈바람이 소나무들을 향해 돌진하자, 소나무는 바람의 거센 힘을 어쩔
며칠 동안 따뜻한 봄기운이 해변을 포근하게 감싸 봄이 가까이 온 줄 알았더니, 오늘은 유난히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날아갈 것 같이 돌풍이 분다.물이 빠진 갯벌에는 계곡에서 자라는 이끼들처럼 가로림만의 보물 연둣빛 감태들이 좋은 영양분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추운 날씨에 더 단맛을 낸다는 감태들이 참빗으로 빗어 내린 머리카락처럼 뻘밭에 예쁘게 널려 잘 자라고 있으니 올해 감태의 맛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그동안 감태의 성장 속도가 느려서 감태 작업하시는 분들의 수입이 걱정되었는데, 오늘은 알록달록한 작업복을 입고 여러 명
개(浦口)의 입구가 통처럼 생겨 ‘통개’라 불리는 통개해변을 걷는다. 돌로 쌓은 옹벽과 집채만 한 바위들이 무리를 지어 해변을 지키고 있다. 바위 무리를 지나 솜섬 안으로 들어가 보니 예전에 작업장으로 사용했던 낡은 비닐하우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비닐하우스 뒤로는 여의도광장보다 더 커 보이는 모래 수 등(풀등)이 시원하게 보인다. 바다향이 진한 뻘밭에서는 굴뻑을 주워 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철퍼덕 개펄에 앉아 조새의 끝을 굴 눈을 겨냥하는 아주머니의 손놀림이 카메라 렌즈 속으로 들어온다.해변에서 볼 때는 소나무 숲이 가득한
찬 기운은 어느새 모습을 감추고, 봄기운이 살그머니 찾아왔다. 롱패딩 입고 듬배낙골 해변을 걷는데, 며칠 전과 달리 덥고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 갯줄이 모래 뻘 속에서 살그머니 여린 잎을 내밀고 봄기운을 만끽하고 바닥에 잎을 붙이고 한겨울을 지낸 갯질경이도 속잎을 피우려고 움찔대고 있다.멀리 보이는 솜섬에는 은빛 물결이 섬을 향해 서서히 밀려오고, 갯벌 여기저기에는 검게 그을린 여들이 은빛 물결을 환영하며 온몸을 내주고 있다. 솜섬은 오늘 내 사진 속 주인공이 되어주는 것이 부끄러운지 서서히 은빛 물속으로 숨는다. 솜섬이 숨은 해변
한파에 움츠렸던 포구에 바닷물이 빠지면서 갯벌이 물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햇살을 만난 갯벌은 검은 윤기가 넘쳐흐르고, 물오리들은 물속에서 열심히 뛰어놀다 썰물을 타고 물 밖으로 나온 먹잇감을 여유롭게 사냥한다. 포근한 겨울 햇살 아래 썰물이 시작되면서 조용했던 포구는 작업 현장으로 출발하려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작업장으로 출발을 알리는 배들의 엔진소리로 활기가 가득하고, 알록달록한 작업복을 입은 마을 사람들 15여 명이 방파제 앞에 모였다. 그들은 차에 싣고 온 플라스틱 상자를 배에 옮겨 싣고
매서웠던 한파가 조금 수그러들고, 두꺼운 얼음장 이불로 덮여있던 해변은 오늘만은 얼음장 없이 가벼운 모습으로 차분하게 밀물을 기다리고 있다.해변까지 길게 내려와 있는 마른 소나무 가지 끝에는 참새 한 쌍이 해변과 함께 밀물을 기다리는 듯하다.멀리 보이는 역거리 수등 뻘밭에는 감태 매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모습이 보인다. 허리를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며 넓은 뻘밭을 자유롭게 걸어 다닌다. 생기가 넘치는 역거리 뻘밭 너머 샛강에 겨울의 모습이 문뜩 궁금해졌다.샛강 가는 갯뻘 길을 좀 더 편하게 걷기 위해 ‘가슴 장화’를 신었다.
살이 에이는 듯한 찬바람이 두툼한 외투 속을 파고들어 온다. 진한 흑갈색의 뻘밭 위에는 살짝 건드리면 부서질 듯한 얇은 얼음이 덮여 있다. 구름 속에 숨어있던 겨울 햇살이 얇은 얼음을 비추자 뻘밭은 눈부시게 빛이 난다.마을 사람들이 ‘무녀’라 부르는 굴 밭으로 들어가는 물이 빠진 바닷길을 칼바람과 함께 걷는다.살얼음이 스르륵 녹은 뻘밭에는 추운 날씨에도 굴들이 열심히 살을 찌우고 있는 모습이 예뻐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면, 굴들은 뻘 밖으로 가끔 뾰족하게 생긴 입술을 쩍쩍 벌리며 좋은 영양분을 축적하는 소리가 들린다.작은 웅덩이에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조용한 연말을 보내고 2021년 새해를 맞이했다.올해 첫 아침, 밖에는 새하얀 눈과 함께 일출을 기다린다. 가로림만의 해변에 소복이 쌓인 눈은 하얀 홑이불 같다. 깨끗한 홑이불 위를 혼자 "꾸우 욱, 꾸우 욱" 발자국을 남기며 걷고 있다. 하얀 눈 위를 걷다 보니 안도현 시인의 "우리가 눈발이라면"이 생각난다.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며칠 동안 앙칼진 겨울바람이 해변에 머물렀으나, 오늘은 봄날같이 푸근하다. 물이 나간 해변에는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고 바다는 해무 속에서 조용히 쉬고 있다. 갯질경이가 작은 잎을 쫑긋 세우고 있는 봄 같은 포근한 해변을 천천히 걷는다. 능선들이 겹겹이 포개진 흑백의 풍경 속에 팔봉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팔봉산 아래에 보이는 감태밭에는 서너 명의 사람들이 열심히 감태를 매고 있다. 감태 매는 모습이 궁금해 조용히 작업하는 곳으로 이동했다.물이 들어올 시간이 점점 가까워져지자 감태를 매던 부부는 빠른 손놀림으로 펄 반, 감태 반인
매섭게 앙탈을 부리는 겨울 날씨이다. 바닷물이 떠난 해변에는 광목천으로 지은 하얀 이불을 해변에 덮은 것처럼 보인다. 햇볕이 찾아와 꽁꽁 언 해변은 살며시 녹이자, 얼음 아래에서 겨울잠을 자던 해변이 슬그머니 얼굴을 내밀며 아침 인사를 한다. 좋은 아침!개미 목같이 생겨 개목이라 불리는 장구섬 해변을 걷는다. 고요한 겨울 바다의 짙은 회색의 뻘밭에는 군데군데 연둣빛 감태들이 자라나고 있고, 빨간 함지박을 줄로 묶어 뻘밭에서 끌고 다니며 무언가 열심히 주워 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보인다.장구섬 자갈 해변에 자전거 한
“가까운 곳에 진로진학상담센터가 있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진로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주변 분들께 추천합니다.”“진정한 스승님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진로진학 상담 선생님입니다.”“고민하고 있다면 추천합니다. 기억에 남을 상담이 될 것 같습니다.” 충남교육청이 운영하는 서산(당진, 서산, 태안) 진로진학상담센터를 이용한 학생들과 학부모의 상담 후기가 뜨겁다. 추천과 감사 인사가 끝없이 이어진다.지난해 4월 문을 연 서산 진로진학상담센터는 김지철 충남교육감과 맹정호 서산시장의 합작품이다. 선거 당시 두 후보는 비슷한 공약을 제시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