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방송심의제도가 논란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방송 내용을 규제하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습니다. 언론의 첫 번째 자유가 사업이 아니듯, 규제 기관의 첫 번째 자유는 권력 남용이 아닙니다. 그런데 방심위가 몇몇 방송을 표적심의, 정치심의 그리고 과잉규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논란은 방심위에 부여된 자유와 권한의 오남용에서 기인합니다.한 사회에는 구성원들 간의 합의 속에 만들어진 사회적 규범과 구조적 체계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방심위는 관련 법안에 의해 설치, 운영됩
우리 태안은 예로부터 충절의 고장이다. 한평생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여 오신 우리군 (원북면) 출신 옥파 이종일 선생과 같은 이름있는 애국지사를 배출했기에 태안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자랑스럽고 뿌듯한 자긍심을 갖게 한다. 원북면 반계리에 있는 옥파 선생의 생가지는 관계 당국의 관심 속에 지속적인 성역화 사업이 이뤄지고 행적에 대해서도 많은 군민들이 알고 계시리라 믿고 있으나, 해외에서 독립운동에 반평생을 바쳐온 남면 몽산리의 우운 문양목 선생은 생가지 위치에 사당을 마련하고 매년 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제향을 올리고 있는 정도
‘학창 시절에 나는 연극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심심찮게 듣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혈기 왕성했던 젊은 시절을 되돌아보며 삶과 미래를 꿈꾸던 시기를 그리워하거나 잊지 못할 순간의 낭만적 감수성으로 돌아가 기억할 때가 있다.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한 인간의 아름다운 시절을 간직하고 싶은 소망이자 한없이 순수했던 열정을 지녔던 시간에 대한 고백은 아닐까. 그래서 이 고백 속에 담긴 말은, 치열한 생존경쟁 속을 비집고 살아오다 문득 지금은 잃어버린 꿈과 어려운 현실에 대한 자신의 슬프고도 간
2024년 1월에 우리나라를 다녀간 미국의 작가 마크 맨슨씨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 한국을 여행했다"는 보도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유로 한국 국민은 불안한 마음과 우울증과 자살률을 언급하면서 “무엇이 최악의 정신건강에 위기 상황을 만들었을 걸까? 왜 그런지 알아보러 한국에 왔다”라는 것이다. 그는 대충 1990년대 K팝, 스포츠, 대기업의 기숙사 문화 등 각종 산업에 시작한 ‘양성 문화’가 뿌리 깊이 박혔고, 경쟁이 일상화된 나라로 보았다.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가 됐을까? 경쟁이 치열하다.경쟁은 최종적으
선거의 계절이다. 총선이 이제 열흘 남짓 남았다. 거리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의 구호가 어지럽다. 수많은 구호와 말이 연일 유튜브와 공중파 뉴스를 통해 쏟아진다. 선택을 강요하는 검증되지 않은 말들, 가짜뉴스와 왜곡된 여론조사, 보수와 진보로 갈려 서로를 헐뜯는 평론가들의 말 잔치, 유권자에게 축제가 되어야 할 선거는 언제부턴가 혐오와 무관심의 선거로 변질되었다. 정치인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서도 선거가 끝나고 나면 자신을 위한 정치만을 한다. 국민을 위하고 주민을 위한 것은 선거기간 며칠뿐이다. 그 기간이 지나면 그들에게 국민
선거철입니다. 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로 선거 운동과 선거 보도가 한창입니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와 동원입니다. 대중 매체는 관심을 집중시키고, 사람을 모으는 일을 돕습니다. 정당과 후보자들은 선거 공약을 알리고, 그간 잃어버린 정치적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합니다. 대중 매체는 이들에게 가장 호의적인 시각으로 자신을 소개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물론 선거가 끝나면 이들의 신뢰는 다시 하락하는 게 일반적입니다.선거기간 유권자들은 대부분 대중 매체를 통해 선거 정보를 접합니다. 우리가 정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의 모
산등성이 양지바른 마늘밭 가에서 할머니 한 분이 긴 막대기를 들고 서 있다. 이른 아침부터 새를 쫓는 것도 아니기에 무슨 일인가 의아했는데 동네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듯했다. 들개 몇 마리가 봄을 맞아 이제 막 싹이 자라고 있는 마늘밭을 휘젓고 다니는 바람에 마늘순이 다 부러지고 짓밟히기 때문이었다. 이대로 두었다간 올 마늘 농사 다 망치게 된 셈이다. 사람만 나타나면 도망가는 들개들이라 아침 해가 올라올 때가 되면 밭에 나가 개를 쫓는 게 할머니의 하루 시작이다. 군청 민원의 절반이 유기견 신고인 현실을 알만하다. 반려동물 인구
금년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서울 서대문구의 한 빌라에서 장애가 있는 10세 딸과 40대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버지는 뇌병변 장애가 있는 어린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것이다. 아버지는 숨지기 직전 아내에게 “미안하다”라는 서글픈 문자를 보내고 2일 8시쯤 지하 창고에서 딸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는 것이다.이웃사람들은 아내와 1남 2녀 세쌍둥이를 키우며 가난하지만 다정하게 살았다고 한다. 뇌병변 장애를 앓았던 그들은 맞벌이 부부로 모두 출근하면 근처에 사는 친척들이 세 자녀를 돌봤다고 한다.
거리를 활보하는 군상들의 옷차림이 다채롭다. 아직은 꽃샘추위가 물러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며 다가오는 새봄을 맞는 기분이다. 퇴근 후 어머니께 인사드리고 전기 돌침대 바닥을 만져보니 미지근하다. 전기세를 아끼려고 낮에는 꺼놓고 계신단다. 아궁이에 군불 때던 옛날 아랫목이 좋았다는 말씀이 맘에 걸린다. 문득 우리만의 독특한 온돌(구들)을 떠올려 본다. 우리 조상들의 오랜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전통 난방 구조를 갖춘 온돌문화가 아니던가. 온돌은 추운 북쪽 지방에서부터 발달하여 차츰 남쪽 지방으로 전해진 북방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계절의
2004년부터 시작된 지역신문발전위원회(지발위)는 기금을 마련해 지역신문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신문은 저널리즘의 역량 강화를 위해 디지털 환경에 필요한 구조를 개선하고, 소외계층 구독을 위해 지원을 받습니다. 이는 지역신문의 ‘공익적 활동’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입니다.얼마 전 지발위는 2024년 우선지원대상 70개 신문사를 선정했습니다. 지역일간지 29개와 지역주간지 41개사가 올 한해 정부지원을 받게 됩니다. 매년 “우선지원선정사”가 발표되면 선정을 두고 희비가 엇갈립니다. 왜냐하면, 전국의 모든 지역신문이 열악하기 때문에
쥐똥나무는 타원형의 열매가 쥐똥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이름의 느낌과 달리 5월 중순 이후 흰색 꽃이 모여 피는데 향기가 깊고 진하며 좋은 꿀을 제공하는 밀원수(蜜源樹) 중 하나다. ‘밀원수(蜜源樹)’란 꿀벌들이 꿀을 빨아 오는 원천이 되는 나무를 말한다. 아까시나무, 헛개나무, 쉬나무, 목백합, 피나무, 때죽나무, 칠자화, 바이텍스 등이 대표적인 밀원수이며 꽃이 많이 피고 꿀이 많은 메밀, 자운영, 유채꽃도 대표적인 밀원식물이다. 쥐똥나무는 줄기 여러 개가 올라와 키는 2m 정도로 사방으로 퍼지는 형태며 양지바른 기슭
욕망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현대는 욕망 긍정의 시대이다. 그리고 욕망이 인간답게 살게 하는가? 욕망의 속도는 늘 현실의 속도를 추월하기 때문에 욕망을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오히려 불행감이 커지게 된다.욕망은 자라는 속도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현실적 여건이 마련되는 속도보다 빠르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이를 두고 ‘쾌락의 역설’이라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욕망을 품고 산다. 그래서 시달이며 평안한 마음을 얻을 수가 없다.어떤 욕망은 충족하고 나면 그 만족감이 오래 못 가고 오히려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욕망 중에는 오히려 나의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 행동하여야 한다.” 세계인권선언 제1조의 내용이다. 이를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정해서도 안 된다. 이것은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불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지난 12월 충남도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주도하에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재석 의원 44명 중 찬성 31명, 반대 13명으로 의결했다. ‘충남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인권 교육을 신장하고자 2020년 제
며칠 전 한국 언론에서 “금투세 폐지”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란 주식이나 펀드로 얻은 수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징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새해 첫 증권시장에 대통령이 참석해 내년부터 시행될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면, 시장원리에 맞게 개선되어야 하며”, “저 윤석열이 말하는 공정은 자신의노력으로 오를 수 있는 역동적인 기회의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언론사들의 논평을 보면, 이번 결정은 4월 총선을 앞두고 1400만 개인 투
한 나라의 문화예술정책은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하는 뿌리이자 원동력이다. 이에 2024년도 문화예술정책 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다.우리나라 2023년 문화예술 예산은 정부 재정 비율 문화재정 분석 결과, 한국의 GDP 대비 여가·문화·종교 예산(일반정부 기준)은 0.99%로 OECD 국가 평균(1.2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2023.11~12. 문화예술교육 정책동향,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 발표-연구국제팀, 2023.12.18.) 2024년도 문화예술 재정은 오히려 전년 대비 6.5%가 줄어 1,000억
또 한 해가 지나갔다. 그런데 변하지 않는 통계가 있다. 한 끼를 채우기 위해 무료급식소를 찾아다니는 노인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해 열 집 중 한 집 가까이는 노인 혼자 사는 가구이란다. 노인 가구 비중은 10년 사이 1.5배 가까이 커졌다. 통계청이 지난해 가계동향조사와 장래인구추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그리고 ‘인공지능(AI) 말벗’이 홀로 사는 노인에게 안부를 묻고, 복지서비스를 연계해준다는 방법이 등장하기도 했다.현대사회가 얼마나 비참한지 대화할 상대가 가족과 이웃이 아닌 ‘인공지능(AI)으로 홀로 사는 노인 안
“럼피스킨이 뭐여? 생전 듣도 보지 못한 병 때문에 이젠 소도 다 키운 거 같어. 지난 10월 20일경부터 서산 인근에서 최초로 발병한 럼피스킨 시기 2달여간은 한우 축산농가에 공포의 시간이었다. 혹여나 발병하기라도 하면 즉시 살처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농장에 발병하지 않도록 방역에 온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럼피스킨은 법정 제1 전염병으로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아시아를 거쳐 우리나라에서는 서산이 처음이다. 흡혈 곤충이 매개체인데 주로 모기나 파리에 의해 전염이 이루어진다. 바이러스 질병으로 일단 농장 안
사람은 누구나 1년은 365일이고 한해라고 하며 해를 넘길 때마다 나이 한 살씩 더해 성숙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말이 있다. “교훈은 역사에서 얻는다”라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매년 연말이 되면 그 해의 온갖 고통스러웠던 일들을 잊어버리자는 뜻으로 “망년회”라는 연회는 빠짐없이 갖으면서도 그 해 1년간의 삶은 어땠는지 평가나 반성 없이 해를 넘기곤 하는 것 같다. 자세히보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고 한 저 유명한 성철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다알건데 사람들은 자기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는단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눈에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 가장 놀라워하는 것 중 하나가 카페에서 폰이나 노트북을 탁자 위에 펼쳐 놓고 화장실에 가는 모습이라 한다. 또한 택배가 왔다는 문자를 받고도 밖이나 직장에서 집으로 바로 가지 않는 것에 더욱 놀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택배와 관련된 유통산업이 발달한 것은 이러한 사회적 신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가 오랜 기간 쌓아온 사회적 자본인 ‘신뢰’가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여러 분야에 걸쳐 보게 된다. 그로 인한 우리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학교 때만 해도 수학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 점수는 끝없이 추락했다. 한 번호만 찍어도 나온다는 20점까지, 더 떨어질 곳이 있으랴.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급기야는 한 자리 숫자까지 수학 점수는 바닥을 모른 채 곤두박질했다. 대책이 필요했다. 무엇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학원도 과외도 없던 시절, 그런 환경에서 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는 무엇일까? 없다. 그저 시간에 기대어 몸을 혹사하는 길뿐. 자습서 한 권 문제집 한 권 사보기도 쉽지 않던 시절. 몸으로 움직일